심규환 법무사

[사례]

◯ 과거에 일시적으로 사귀던 남자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남

◯ 그러나 아들의 생부와는 곧 헤어지고, 오로지 홀로 아들을 양육해 왔음

◯ 그런데 아들의 생부는 양육비는커녕 현재까지 자신의 아들로 인정하지 않고 있음

◯ 자녀의 양육비는 부모가 공동으로 부담한다고 하는데, 지금이라도 생부에게 과거의 양육비까지 청구할 수 있는지?

[검토]

1. 먼저 아들이 인지청구소송을 통하여 생부에게 자녀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인지청구소송은 부모가 혼인외의 출생자를 자신의 자녀로 인지하지 않는 경우에 그 혼인외의 출생자를 친생자로 인지해줄 것을 법원에 청구하는 것입니다. 민법 제863조는 자와 그 직계비속 또는 그 법정대리인은 부 또는 모를 상대로 하여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아들은 생부를 상대로 가정법원에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소송절차에서 친생자임을 증명해야 하므로, 유전자검사 등을 통해 이를 입증해야 합니다.

2. 한편 과거의 양육비 청구와 관련하여 판례는 ‘부모의 자녀 양육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므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상대방이 이를 분담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자녀의 복리를 위해 실현되어야 하는 과거 양육비에 관한 권리의 성질상 그 권리의 소멸시효는 자녀가 미성년이어서 양육의무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않고, 자녀가 성년이 되어 양육의무가 종료된 때에 진행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4. 7. 18. 2018스724).

[결론]

1. 이 사안에서 아들이 관할 가정법원에 생부를 상대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 판결이 확정되면 아들을 생부의 친생자로 가족관계등록부에 등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들이 생부의 친생자로 확인되었기 때문에 위 판례의 판시대로 생부를 상대로 아들에 대한 과거의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2. 그러나 과거의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하여 권리행사를 무작정 방치할 수 없습니다. 소멸시효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을 때, 그 상태가 일정기간 계속되면 그 권리를 소멸시키는 제도입니다. 과거의 양육비청구권도 민사채권이므로 10년이 경과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따라서 과거의 양육비를 청구하려면 아들이 성년이 된 후 10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