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92%가 병원 건립을 강력히 희망

하동군은 인구소멸과 고령화, 의료시설 부족으로 인한 군민의 의료 접근성 문제를 해소하고자, ‘보건의료원’건립을 위한 실시설계비를 확보하며 지역 의료 인프라 개선의 첫 발을 내딛고 있다. 따라서, 하동군이 오는 2025년 착공하여 2027년 준공을 목표로 2024년 제3회 추가경정 예산안 통과를 앞두고 있어 군의회 의원들과 군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부처인 군 보건소를 중심으로 해당사업에 대한 심층취재 후 관련 내용을 싣는다. -편집자 주-

◇ 보건의료원 건립 필요성 = 하동군은 새하동병원의 휴업, 재개원 등으로 응급의료에 대해 높은 불안감과 피로감을 갖고 있는 상황으로 이전 민간병원 폐업 후 응급진료를 개인 의원에 의존할 만큼 의료환경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현재 군민 중 30분 이내 응급실 접근이 가능한 비율이 2.5%에 불과해, 전국 평균 72.8%, 경남 평균 61.1%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고령인구 비율 40%, 장애인 10.2%, 기초생활수급자 7.3%로 취약계층 비율이 높고, 높은 의료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여 의료 불균형 해소가 매우 절실하다.

202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하동군민의 연간 의료비 지출 약 1,288억 원 중 973억 원(76%)이 다른 지역에서 지출되고 있다. 교통비, 숙박비, 시간비용 등을 포함하면 더욱 큰 비용이 관외에서 지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응급의료, 분만, 소아청소년과 세 분야 모두 의료취약지로 지정되었는데, 전국에서 이 세 분야가 모두 취약지역인 곳은 매우 드물다.

엠폭스 의심환자 사례 등 예측 불가능한 재난상황 발생시 공익을 위해 운영되는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 개인의 이익창출보다 고령자와 취약계층의 의료불균형 해소 등이 보건의료원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 건립 타당성 = 보건의료원 건립은 민선 8기 군정의 핵심 과제이며, 현 정부의 공공 필수 의료 정책 방향과 일치한다. 지난해 2월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92%가 병원 건립을 강력히 희망했으며, 지방소멸대응기금 관련 설문에서도 67%가 보건·의료 서비스 개선을 요구했다. 경제적 편익 분석에서도 교통비 및 이동 시간 절감, 응급사망 감소 등 편익이 비용 대비 1.7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그간 추진사항 = 군은 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민선 8기 출발과 함께 의료혁신TF팀을 구성하고, 공공의료 구축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경찰병원 분원 하동군 유치를 추진했으나 좌절됐다.

이후 우리군에 적합한 의료기관 설립을 위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을 통해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주민 설문조사와 4차례에 걸친 보고 및 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민간 병원을 우선 유치하기 위해 인근 진주, 사천, 창원시의 종합병원 8개소 병원장을 만나 설립 의사를 타진했으나, 수익성 감소 등의 이유로 설립 의사가 없었고 공공의료원 조성 시 운영에 직접 참여할 의사를 표시한 병원은 도내 2개소 있다.

또한, 새하동병원 활용 방안 검토를 위해 전문가 자문과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유휴시설 활용 측면에서 기존 건축물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접근성이 떨어지고, 향후 10년 이상 사용할 공공시설로서의 사업성과 효율성이 적다고 판단됐다.

이에 따라 군민의 보편적 의료 이용을 보장하고, 건강을 보호 증진할 수 있는 공공병원으로 방향을 정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공공의료기관 건립 및 운영 사례를 8개소 12회 벤치마킹하여 현장을 확인하고, 군에 접목할 수 있는 사례들을 검토했다. 보건의료 및 건축 분야 전문가에게 병원 입지, 운영 방식, 건축 관련 자문을 14회 실시하여 전문가 의견을 귀담아듣고 최선의 방안을 고민했다.

아울러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앙정부 및 경상남도를 7차례 이상 방문하여 공공의료기관 건립에 따른 협조와 재정지원을 건의했다.

이를 통해 보건의료원 건립을 위한 중기지방재정계획을 수립하고 건축물 정밀안전진단, 부지지반조사 및 현황 측량을 완료했으며 건축기본구상 및 경상남도 공공건축사업계획 사전 검토를 진행하는 등 행정절차를 차근차근 수행하고 있다.

또한, 7월에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의회 심의를 통과하고 9월에 국·도비 확보를 위한 농어촌보건소 이전신축 사업 신청서를 제출하였으며, 2025년 착공하고 2027년 준공을 위한 신호탄으로 실시설계 예산 확보를 위한 3차 추가경정을 앞두고 있다.

◇ 왜 군립병원이 아닌 보건의료원으로 건립하는가 = 군립(공공)병원의 경우, 100% 군비로 건립·운영해야 하므로 재정 부담이 커서 국·도비가 지원되는 보건의료원을 건립하기로 결정했다. 보건소 부지를 활용하여 보건의료원을 건립하는 계획은 부지 매입비가 들지 않고 주민들의 접근성이 좋아 최적의 대안이라 판단했다.

이에 따라 기존 보건소를 철거 후 신축하게 되면 건물도 멋지게 지을 수 있고, 공간 활용도 좋겠지만 건축공사비가 많이 소요되어 최선의 대안으로 현 보건소 후면에 증축과 개보수를 통해 보건의료원을 세우기로 했다. 보건의료원은 기존 보건소 기능에 병원급 진료 기능을 추가한 규모로, 시설비와 의료장비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3~4년간 전문과목 수련을 마친 전문의(공중보건의사)를 우선 배치받을 수 있어 의료서비스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러한 이유로 올해 1월부터 건립계획이 수립되었다.

7개 진료과, 응급실, 40병상 이내 입원실, 음압병실, 수술실, 건강검진센터, 재활클리닉, 감염병 대응시설.

농어촌보건소 등 이전 신축사업 100억원, 지방소멸대응기금 120억원, 특별(조정)교부금 30억원 등 통해 재원확보.

◇ 건립 규모와 재원 마련 계획은? = 건축공사비는 약 230억 원으로,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6,502㎡ 규모로 건립된다. 7개 진료과, 응급실, 40병상 이내 입원실, 음압병실, 수술실, 건강검진센터, 재활클리닉, 감염병 대응시설을 갖추게 된다.

재원 마련은 농어촌보건소 등 이전 신축 사업에 100억 원, 지방소멸대응기금 120억 원, 특별(조정)교부금 30억 원 등을 통해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자체 재원 마련과 농촌협약사업,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군비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 인력계획은 어느 정도이며,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40병상 규모의 보건의료원 운영에 필요한 인력은 의사 13명, 간호인력 17명을 포함하여 총 53명이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의사는 내과를 비롯한 핵심 진료과 위주의 전문의를 봉직의사로 3명 채용하고, 나머지 진료과는 전액 국비가 지원되는 공중보건의사 10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비상설로 운영되는 진료과는 협력병원 파견의사제도 및 시니어 의사를 활용할 예정이다. 간호사 및 기타 보건의료 인력 40명은 지역 인력을 우선 채용하고 타지역 인력에는 숙소 제공과 같은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초기 안정적인 의료인력 공급과 효율적인 병원 운영 및 관리를 위해 민간위탁을 우선 고려하며, 직영도 검토 중이다.

◇ 타 지자체 보건의료원의 사례는 = 청송군보건의료원은 인구 약 2만 4천여 명에 48병상 규모로 9개 진료과목과 응급실, 입원실을 운영 중이며, 의료인 숙소 28동을 건립하였다. 봉직의사 3명과 공중보건의사 11명을 배치하여 진료 부문을 민간병원에 위탁하고 연간 42억 원의 위탁운영비를 지출하고 있다. 의료수입금 24억 원을 포함한 연간 18억 원의 재정 부담으로 9만 5천여 명이 이용하고 있어 농촌 공공의료의 모델로 칭송받고 있다.

태안군보건의료원은 인구 6만여 명에 34병상 규모로 9개 진료과목을 운영하며, 응급실, 입원실, 건강검진센터, 상례원까지 포함한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직영으로 제공하고 있다. 계약직 전문의 9명과 공중보건의사 8명을 배치하여 연간 62억 원의 운영비가 소요되며, 의료수입금 35억 원으로 27억 원의 재정부담이 발생한다.

연간 10만 7천여 명이 이용하며 지역의 의료 거점 역할을 수행해 군민들의 신뢰와 호응도가 매우 높다. 청송군보건의료원과 태안군보건의료원의 성공 사례를 참고하여 보건의료원이 주민들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며 향후 원활한 건립과 운영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다.

주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이번 보건의료원 건립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 운영비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며,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 하동군은 유사 보건의료원의 사례를 참고했을 때 보건의료원의 연간 운영비용이 약 41억 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며, 연간 진료수입금은 약 20억 원으로 예측한다. 이에 따른 연간 적자는 약 21억 원으로 추정된다. 다양한 정부 지원금, 공모사업을 통한 국도비 확보 및 진료과 등 활용을 통한 운영비 확보 방안을 통해 추가적인 예산을 확보하여 적자를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보건의료원은 수익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적자 운영이지만 고령자와 취약계층에게 필수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의료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고,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이 국가재난사태가 발생했을 때 안정적으로 의료지원이 가능하다. 따라서 보건의료원 운영에 따른 적자를 필수의료서비스 제공, 재난 및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등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한 복지 차원의 비용으로 이해하여 주기를 제안한다.

◇ 군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종문 하동군 보건소장은 “지역 내에서 필수 의료를 충족시키고 의료와 돌봄이 연계된 건강한 하동을 만들어 고령로 인한 지역 소멸을 막고 군민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보건의료원 건립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군민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장성춘 대표기자. 블로그naver.com/hdnews9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