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자 : 조해훈

. 발행처 : 푸른별

. 정 가 : 15,000원

. 전 화 : 조해훈 시인

(010-3852-4050)

조해훈 시인이 2017년 봄에 우리나라 차(茶)의 본향이라 불리는 경남 하동군 화개면 목압마을에 들어가 7년째 차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2018년부터 인터넷신문인 인저리타임(대표 조송현)에 연재하였다. 연재한 글 중에서 56편을 골라 최근 『차산 가는 길』(도서출판 푸른별) 제목으로 책을 엮었다.

편당 200자 원고지 13장가량 분량인 이 글에는 차와 관련한 다양한 내용이 들어있다. 책에 실린 내용들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그가 차 농사를 짓는 차밭은 마을에서 가장 높은 산에 있다. 그래서 차밭이라 하지 않고 차산(茶山)이라 부른다. 비탈진 산에 차밭이 야생으로 산재해 있다. 지리산으로 들어간 2017년 봄부터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낫 한 자루로 농사를 짓고 있다. 초창기에는 낫을 숫돌에 가는 법을 몰라 날이 무디어진 낫으로 3년간 잡목과 웃자란 차나무를 쥐어뜯다시피 하며 농사를 지었다. 게다가 낫질이 시원찮아 풀이나 칡넝쿨을 벤다는 게 무르팍을 찍거나 정강이를 찍어 병원에 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러다 낫 가는 법을 배워 차산에 갈 때마다 낫을 갈아서 가다 보니 너무 잘 베어져 또 무수히 다쳤다. 그의 양 다리는 성한 곳이 없다. 심지어 2023년 봄에는 잘 잘리지 않는 칡넝쿨을 세게 내리치다가 왼손 엄지손가락 윗부분을 잘라 몇 달간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또한 살청기(殺靑機)를 사용하지 않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차솥에서 차를 덖어 만들다보니 원래 좋지 않은 허리가 더 상해 차를 만드는 철이면 허리에 주사를 맞아가며 차를 덖었다. 그는 차를 판매할 목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자신이 마시고 찾아오는 벗들과 그가 봉사 차원에서 운영하는 서당인 목압서사에서 공부하는 사람들과 마시기 위함이다.

이처럼 차 농사짓는 이야기는 물론 찻잎을 어떻게 따는지, 그리고 차를 만드는 방법 등이 상세히 적혀 있다. 양이 적은 녹차의 경우와 양이 많은 녹차, 발효차 만드는 방법 등이 세세하게 기록돼 있다. 물론 자신이 차 만드는 방법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주관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기자 시절 차 관련 기사를 많이 썼을 뿐 아니라 중국 운남성 등 세계 차산지도 직접 돌아다녔다. 그러한 여러 경험과 지식으로 차를 만든다. 그에 따르면 완성된 차맛을 결정하는 요인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찻잎의 크기와 어떤 토양에서 재배되었는지, 그리고 찻잎을 채취한 날의 날씨 및 일조량, 차솥에서 만드느냐 기계로 만드느냐 등에 따라 차맛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또 완성된 차를 마시는 데는 100번 이상의 손길이 간다고 하였다.

그의 차밭은 해발 약 500m 가량에 위치한 야생차이다. 지리산으로 들어가 처음 차밭에 갔을 때는 입구에서 들어가질 못했다. 그의 키를 넘는 차나무와 가시덤불, 칡넝쿨, 억새 등이 뒤엉켜 정글이었다. 그날부터 차산에 살면서 낫으로 조금씩 정리를 해 겨우 차밭 모양을 만들었다.

가을에는 차씨를 따 방앗간에 가 기름을 짜 마신다. 심근경색으로 가슴에 스탠트를 삽입해 있는 데다 당뇨를 오래 앓고 있고, 고지혈약과 콜레스테롤약까지 먹고 있는 등 혈관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차씨가 혈관에 좋다고 알려져 있어서다. 방앗간에서 차씨를 짜는 내용도 자세히 들어있다.

한편, 조해훈시인은 1987년 <<오늘의문학>>신인상으로 등단해 `『생선상자수리공』·『내가 낸 산길』 등의 시집과 『필사본 <<화랑세기>>로 보는 풍월주의 세계』 등 20여 권의 저서가 있다. 2001년에는 화개차와 관련해 지은 시 100수를 담아 『차솥을 씻으며』를 펴냈다. 국제신문에서 기자·차장·부장·문화전문기자를 역임하고, 동아대에서 만 10년간 재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