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재(본지명예회장, 지방의원 5선)

하동군은 전국최고의 인구감소지역이다. 하동 인구는 2010년도 5만4천 명에서 2020년도 4만5천 그리고 2023년도에는 4만 2천 명으로 집계되었다. 하동군의 인구소멸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인구소멸의 중요한 원인은 고령자 사망과 인구유출이다. 그러므로 하동군은 고령자 사망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인구유출은 가능한 한 막아야 하고 더 나아가 인구유입을 위한 정책도 아울러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인구유출을 막을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부분은 학령인구의 유출을 막는 것이다. 하동의 경우 고교 관내 진학률은 71%로 도내 꼴찌다.

교육환경이 열악하고 내신등급 문제로 타 지역으로 진학하기 때문이다. 인근 남해군의 고교 진학률은 145%로 우리 하동군의 두 배에 달한다.

문제의 심각성에 따라 ‘하동미래교육모임’이 하동고와 하동여고의 통합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고, 하동군의회는 하동고와 하동여고의 통합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하승철 군수 또한 취임 후, 두 학교의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혀 왔다. 두 학교의 통합으로 교육여건과 환경을 개선하자는 의미이다.

하동고 학생 수는 2010년 260명에서 현재 201명으로 32% 감소했고, 하동여고의 경우, 2010년 205명에서 현재 134명으로 50% 감소했다.

이런 감소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학령인구의 이런 급격한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하루속히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합을 추진해서 학생들의 교육여건과 환경개선을 확보해야 한다.

사실 하동고와 하동여고의 통합에 대한 요구는 이미 20여 년 전부터 있어 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하동육영원의 반대로 무산되었고 지금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요 반대 이유는 통합에 따른 교직원 고용승계와 같은 법적, 행정적 문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다른 반대 이유로는 지역주민의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 존중의 문제가 있고 또 ‘작은 학교 살리기’와 같은 교육의 다양성 문제도 있다.

하동육영원은 그 동안 하동교육발전에 끼친 공이 지대하다. 그러나 이미 세상은 급변하고 있고, 하동육영원의 능력으로는 그 변화하는 환경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또한 하동육영원은 개인재단이 아니라 뜻있는 군민들의 성금으로 이루어진 재단임으로 단순한 법적, 행정적 절차 문제로 다수의 군민들이 원하는 학교통합 요구를 무시하는 것은 정도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의 문제와 교육의 다양성의 문제는 학교 통폐합 문제와는 결이 다른 문제로 다른 각도에서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하동군의 고교통합의 최우선 목적은 군내 거점 명문 고등학교를 육성해서 인구유출을 막고 더 나아가 타 지역 학령인구 유입까지 유발해서 군의 소멸속도에 종지부를 찍고 군의 활력을 되찾아서 취약해진 군민들의 자긍심을 되살리는 데 있다.